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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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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AYANA 댓글 0건 조회 187회 작성일 23-05-0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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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J 인주



하늘이 달과 별을 내놓는 시간

살포시 내려앉은 어둠이 손끝의 흙을 털게 하고

오후 내내 구부렸던 허리가 하늘을 향해 천천히 펴진다

텅 빈 바구니를 채운 박쥐나물, 만삼, 애기나리 약초

손에 쥐어진 것 하나 없이 태어난 내 작은 빈손에

붉은 땅이 한 움큼의 희망을 안겨 준다


달빛이 길을 가르며

별빛이 길을 인도한다

하늘이 나를 안으며 땅이 나를 업어준다

저 멀리 보이는 강줄기의 반짝임이 나의 귀로를 환영해 준다

나뭇가지를 흔드는 새의 날갯짓이 내 콧노래에 리듬을 더하고

산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등줄기의 땀을 식힌다


자연의 풍요로움이여 어찌하여 내게 이런 결실을 주는가

자연의 속삭임이여 어찌하여 나와 친한 벗을 하는가

자연의 친밀함이여 어찌하여 나와 항상 동행하는가

흙에서 흙으로 돌아가는 먼지 같은 나에게

어찌하여 만물은 이렇게 고개를 숙이는가


나를 생각해 주시는 주님, 돌보아 주시는 주님

내게 존귀하고 영화로운 왕관을 씌워 주시고

주께서 지으신 모든 만물을 다스리게 해주셔서

보잘것없는 내가

자격 없는 내가

오늘 하루도 주 안에서 귀한 존재가 되어 산을 내려온다


바구니에 담긴 약초의 무게는 나의 기쁨

맑은 하늘의 별자리는 나의 등대

마을 어귀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 소린 나의 행복

땅에 입맞춤을 하며 주를 경배한다

만물 안에 내가 있음이여 그 안에서 나를 세워 주심이여

나의 작은 일상이, 나의 텅 빈 하루가 오늘도 변함없이 주 안에서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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